(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이 대마 합법화에 이어 카지노 운영 허용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들여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한 방안이다.
28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이 문제를 검토한 의회 소위원회는 정부가 전국 주요 도시에 합법적인 카지노 시설을 포함한 '복합오락단지' 건설을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
위원회는 이를 통해 해외 투자자와 관광객, 주변국 카지노를 찾는 태국인 등으로부터 수조원을 벌어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삐쳇 추아무앙판 푸어타이당 의원은 "우리는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외국인을 모으고 그들의 지갑에서 더 많은 돈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 카지노를 건설하면 태국 도박인구로 인해 해외로 유출되는 자금도 막을 수 있다"며 "정부가 막대한 세금을 거둬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러 지역에서 카지노가 운영되면 매년 최소 4천억밧(14조2천억원)의 세금이 추가로 징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원회는 카지노가 들어서기 적합한 지역으로는 가장 먼저 태국 최대 성인/유흥사이트 순위 관광 도시인 방콕을 꼽았고, 이어 푸껫, 끄라비 등 해안 휴양지를 들었다. 치앙마이와 촌부리도 후보지로 제시했다.
위원회가 마련한 방안에 따르면 복합단지는 호텔, 놀이공원, 쇼핑 시설 등을 포함해야 하고, 카지노 운영자는 수입의 최소 3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태국인은 최소 20세 이상, 최소 50만밧(약 1천800만원) 이상의 은행 잔고를 가진 경우만 카지노에서 게임을 할 수 있다.
1935년 제정된 태국 도박법은 대부분의 도박을 금지하지만, 특정 장소에서는 도박을 허가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가 갖도록 했다.
카지노 허용 방안은 태국 정부의 대마 합법화 이후 나와 더 관심이 쏠린다.
2018년 의료용 대마 재배·사용을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합법화한 태국은 지난달 9일부터는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 대마 재배도 허용했다.
정부는 향락 목적의 대마 사용은 금지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대마 합법화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지노는 외국인 관광 랭킹순위을 끌기 위한 강력한 수단 중 하나다. 태국은 빼어난 자연경관 등을 가진 관광대국이지만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과 달리 합법적인 카지노가 없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RFI글로벌의 분석에 따르면 태국인 70%가 코로나 사태 이후 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국과 비교해 관광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특히 큰 태국의 피해가 가장 심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에는 태국에서 외국인 관광객 4천만명이 국내총생산(GDP)의 11%에 해당하는 금액을 썼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외국인 입국자 수는 42만8천명으로 급감했다.
태국 의회는 카지노 허용 방안을 심의해 9월 휴회에 들어가기 전에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